법원이 ‘동백림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한 고 윤이상(1917~1995) 작곡가에 대해 재심을 결정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는 지난 12일 윤 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재심을 개시하기로 했다. 유족이 2020년 5월 재심을 청구한 지 3년 만에 나온 결정이다.
‘동백림 사건’은 1967년 당시 중앙정보부가 유럽에 있는 유학생, 교민 등 194명이 동베를린 북한 대사관을 드나들며 간첩 활동을 했다고 발표한 사건이다. 독일에서 활동하던 고 윤이상 선생은 한국으로 이송돼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년간 복역했다. 당시 법원은 간첩 혐의는 무죄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내렸다.
이후 2006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박정희 정권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동백림 사건을 ‘대규모 간첩사건’으로 확대·과장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1967년 6월 17일 독일에 파견된 중앙정보부 직원 등이 “대통령의 친서 전달을 위해 만나자”고 거짓말을 하며 윤이상을 한국대사관으로 유인했고, 대사관에서 2박 3일간 조사를 한 뒤 그를 국내로 송환해 곧바로 중앙정보부에 구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고법은 “윤씨가 1967년 독일에 파견된 수사관의 거짓말에 속아 한국까지 임의동행 형식으로 연행됐고, 이 과정에서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피고인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통영시는 통영 출신 세계적인 작곡가인 윤이상과 그의 음악을 기리는 문화사업으로 통영국제음악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윤이상을 잇는 새로운 작곡가와 음악가를 발굴하는 일과 현대 동서양 음악 문화를 이어주는 가교로서 세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3년 부터는 윤이상을 기리고 이를 통해 국제문화교류에 이바지하며, 전 세계의 재능 있는 젊은 음악인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를 창설했으며, 매년 11월 피아노·바이올린·첼로 부문이 번갈아 개최하고 있다.